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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천

스포없는리뷰/너의 모든 것(YOU)

by 소민E 2020. 1. 16.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너의 모든 것(You)>

뉴욕 서점의 훈남 매니저인 조는 손님으로 온 벡에게 단숨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삶에 서서히 파고드는 조의 방식은 치밀하고도 강박적이다. 어쩌면 너무 위험할 수도.
IMDB평점 ★7.8

 


Hello, YOU.

안녕하세요, 당신.

 

 

저는 <너의 모든 것>의 첫 에피소드를 틀고 5분 만에 '아, 이건 띵작이다'라고 판단 내렸습니다. 넷플릭스에 있는 무수히 많은 작품들 중에서 시청할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재 혹은 시놉시스가 흥미로운가.
주인공이 매력적인가.
연출이 감각 있는가.

사실 이 세 가지는 5분 안에 판단 가능합니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은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충족시켰죠. 참을성이 없어서일까요, 저는 도입부가 루즈한 걸 싫어합니다. 뭔가 나를 확 집중시키고 사로잡는 도입부를 볼 때면 좋은 드라마를 발견했다는 희열에 벅차오르죠. 이번 경우에도 타이틀 시퀀스가 나올 때 일시정지를 누르고 1분 동안 그 기쁨을 가라앉혀야 했습니다.

드라마는 철저히 주인공 조의 시선으로, 그의 나레이션으로 전개됩니다. 이렇게까지 나래이션이 많이 쓰이는 드라마는 본 적이 없어요. 영상물은 '보여주는' 매체인데, 나래이션으로 구구절절 다 설명해버리면 재미없죠. 하지만 얘는 재밌습니다. 왜냐고요? 보여주는 것과 설명하는 것이 다르거든요. 잘 들어보세요. 조가 자신의 행동을 얼마나 열심히 합리화하는지. 이 나래이션이 너무 설득력 있어서,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조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의 행동은 비이성적이지만, 시청자들은 속으로 은근히 그를 응원하게 되죠. 주인공 배우가 잘 생겼다는 사실 또한 여기에 아주 큰 작용을 합니다(연기도 졸라 잘해요). 하지만 객관화시키면 우리의 주인공은 미친놈이죠. 압니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짜릿한 거예요. 이게 바로 이 드라마의 매력입니다.

 

 

주인공인 조를 연기한 배우 Penn Badgley가 얼마 전 The Late Show에 나와서 한 인터뷰 영상 클립입니다. (약스포가 될 수 있으니 시청에 주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청자가 조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닙니다. 1분 25초쯤 보시면, 호스트가 Penn에게 조와 데이트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자, 그는 일부러 조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기 때문에 시청자 탓을 할 수 없다는 답을 합니다.

 

Caroline Kepnes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합니다. 소설 원작인만큼 스토리는 탄탄하다고 봐도 되겠죠. 이 드라마의 서사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아주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단순히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나?'보다는 '현대사회에서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는 거죠. 이제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배제하는 것이 더 어색하다는 것을요. 그리고 <너의 모든 것>에서는 이것들을 아주 적재적소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주인공인 조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독서가라는 점도 생각해볼 만한 요소네요.

저는 지금 시즌2를 보는 중인데요, 시즌3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니 원작 소설은 2편까지밖에 안 나온 것 같은데, 팬의 입장으로 시즌3도 나왔으면 하네요.

(시즌2 다 보고 왔습니다. 와우. 소름이네요. 와.. )

지금까지 범죄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 <너의 모든 것(You)> 리뷰였습니다.

+사족
한글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주인공 너무 금사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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